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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고척돔 잔디·조명 교체...MLB 서울 시리즈 앞두고 '꽃단장'

서울시가 오는 20·21일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경기가 열리는 고척 스카이돔 개선 과정과 진행 안전 문제 준비 현황을 12일 밝혔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을 찾아 대규모 인파가 모일 예정인 20·21일 안전한 경기 관람을 위한 관리 대책을 확인하고, 개선된 내부 시설을 살폈다. 서울시는 주최 측인 MLB 사무국을 비롯해 구로구청·경찰·소방 관계 기관과 밀착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현장 안전 관리와 인파 관리, 응급 구조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KBO리그 진행 안전 요원의 3배 이상인 400여 명을 경기장 내·외부에 투입해 현장 질서를 유지하는 등 전방위적 관람객 안전 확보에 나설 계획도 전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람객 전원 본인 확인과 보안 검색도 이뤄진다. 또한 MLB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등 위조 상품 판매가 늘 것으로 예상하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과 특허청이 지하철역, 경기장 주변을 중심으로 특별 단속과 계도 활동도 나선다. 개장 9년째를 맞이한 고척돔은 이번 서울시리즈를 맞아 재개장에 가까운 변화를 줬다. 인조잔디(총 1만1천493㎡)는 MLB 야구장 그라운드 키퍼와 협업해 충격 흡수율과 평탄도를 맞춰 전면 교체했다. 색상도 기존 단색에서 투톤으로 바꿨다. 그라운드 조명도 밝아졌다. 기존 메탈할라이드(MH) 투광등을 고효율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 조도를 500룩스 이상으로 개선했다. 이는 시간당 350㎾에 달하는 에너지 절감 효과도 있다.원정팀 라커룸과 식당도 개선했다. 스카이박스 시설 보완, 경기장 주변 포토존과 녹지 정원 조성도 해냈다. 오세훈 시장은 "MLB와 한국 야구계의 교류가 본격화됐다. 이번 게임을 잘 치러 앞으로 MLB 개막 서울 시리즈가 매년 개최되길 바라본다"라며 "잔디부터 조명, 라커룸까지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한 만큼 모든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행사인 만큼 입·퇴장 시 인파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 안전 문제가 없는 완벽한 게임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2 14:52
해외축구

메시, 홍콩 올스타전 불참 사과 영상까지…중국 팬심은 ‘싸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최근 홍콩 올스타전 ‘노쇼’에 대해 직접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메시는 이달 초 부상 문제로 홍콩에서 열린 프리시즌 경기에 불참했는데, 직후 일본에선 출전하며 논란이 일었다. 심지어 중국에선 ‘정치적인 이유로 인한 불참’이라는 의혹까지 나왔으나, 메시는 이에 대해 거듭 부인하며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중국 팬들은 메시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라고 꼬집었다.메시는 지난 19일 중국 플랫폼 웨이보를 통해 사과 영상을 게시했다. 사유는 이달 초 벌어진 홍콩 올스타전 ‘노쇼’에 대한 2차 사과였다. 메시는 영상을 통해 “진실을 전하고자 영상을 찍기를 원했다”면서 “정치적인 이유, 다른 사실이 아닌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일본은 물론, 중국을 방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이어 “나는 중국과 매우 밀접하고 좋은 관계를 가졌다. 아르헨티나, 바르셀로나 선수로 많은 경기를 뛰었다”면서 “2주 전 기자회견에서 말했던 것처럼, 내전근에 부상이 있었다. 그 전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두 번째 경기에서 상태가 나빠졌다. 홍콩에서 공개 훈련에 나서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불편함을 느꼈다. 그 뒤 상태가 조금 나아졌고, 개막을 대비해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본에서의 경기에 잠깐 나섰다”라고 설명했다.끝으로 “언제나처럼, 중국의 모두에게 행운을 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음에 다시 만나길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애초 메시는 지난 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 베스트11과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나설 예정이었다. 특히 바르셀로나 출신 팀 동료 루이스 수아레스·세르지오 부스케츠·조르디 알바와 함께 나서는 것에 대한 홍콩 팬들의 기대가 컸다.하지만 메시와 수아레스는 마지막까지 벤치를 지켰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마지막까지 메시가 출전하지 않자 ‘환불(refund)’를 외치기도 했다. 종료 뒤 인사를 전하는 데이비드 베컴 인터 마이애미 공동 구단주를 향해선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당시 야후 홍콩판은 “메시는 참수당했다”면서 홍보물에서 얼굴이 떨어져 나간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인터 마이애미 감독은 “팬들의 실망감은 알고 있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의료진과 함께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다만 메시의 출전 불발 소식은 경기 시작 15분 전에야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어 정부에서도 주최 측을 비난하는 보도자료를 2차례나 발표하기도 했다.특히 정부 대변인은 “많은 팬, 관광객이 홍콩을 방문해 관람했다. 메시는 경기에 참가할 수 없었는데, 현장에서 어떤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건 인터 마이애미”라고 비난했다. 이어 계약 조건에 따라 주최 측에 책임을 물을 것이란 보도도 이어졌다. 최종적으로 입장권 50% 환불이라는 결과가 나오며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런데 메시는 바로 사흘 뒤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비셀 고베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 30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중화권 팬들의 분노가 다시 발화된 장면이었다. 당시 웨이보의 해시태그에는 ‘의료 기적’이라는 단어가 검색어 상단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메시는 사과 메시지를 전했지만, 추가적인 영상을 게시하며 팬들을 달래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글로벌 매체 CNN은 20일 “메시의 해명 영상에는 1시간 만에 2만 개가 넘는 댓글과 20만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면서도 “대다수가 메시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지만, 일부는 ‘여전히 중국 시장을 잃지 않으려는 그의 의도’라고 의문을 제기했다”라고 전했다.특히 매체는 “메시를 둘러싼 분노는 민족주의가 강한 중국의 SNS 영역에서 유명인에 대한 반발이 얼마나 빠르게 커질 수 있는지, 소비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하기도 했다.한편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2일 레알 솔트레이크와의 2024 메이저리그사커(MLS) 1라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즌 레이스에 나선다.김우중 기자 2024.02.20 10:19
IT

월드컵 열기 그대로…네이버, WBC 생중계·오픈톡 개설

네이버는 다음 달 8~21일 열리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을 생중계하고, '오픈톡'을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네이버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개최되는 야구 국제대회 WBC의 전체 47경기를 생중계하고,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할 예정이다.20개국 현역 메이저리그 선수 186명이 참가하는 WBC는 황금시간대(낮 12시·저녁 7시)에 펼쳐진다. 2009년 WBC 이후 약 14년 만의 한일전도 기대를 모은다.지난해 9월 선보인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 오픈톡에서 야구의 인기가 높은 만큼 이용자들이 활발하게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지난 20일 기준 야구·해외야구 카테고리 오픈톡은 924개, 전체 오픈톡은 약 3000개가 개설됐다. 월드컵에 이어 WBC를 주제로 적극적인 운영을 예고했다. 참가국과 참가선수 등 WBC 관련 다양한 검색 결과와 선수별 응원하기 기능을 제공한다.주건범 네이버 스포츠 리더는 "네이버는 누적 시청자 1억명, 최대 동시 접속자 400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대성공한 카타르 월드컵 등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이며 팬들을 공략했다"며 "올해 WBC를 시작으로 4월 개막하는 KBO리그까지 열기가 이어질 수 있도록 성공적인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호주·일본·체코·중국과 B그룹에 속한 대한민국은 3월 9일 낮 12시 호주전을 시작으로, 10일 오후 7시 한일전 등을 소화한다. 조 2위까지 진출하는 녹아웃 토너먼트에 올라가면 최대 7경기를 치를 예정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2.21 16:04
야구

‘160km 연발’ 일본 열광시킨 브라질 출신 투수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티아고 비에이라가 일본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비에이라(28)는 지난 18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했다. 2-2 동점 상황이던 9회 구원등판이었다. 요미우리의 마무리 투수인 루비 데 라 로사는 현재 시민권 신청 문제로 미국에 가 있는 상태다. 데 라 로사는 시즌 5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의 공백에 대한 걱정을 비에이라는 불식시켰다. 그는 선두타자 내야수 슈고 마키를 상대로 159km 직구를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이어 네프탈리 소토 또한 160km의 투심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다음 타자인 외야수 타이키 세키네를 162km 직구로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챙겼다.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잡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일본 야구팬들은 비에이라의 강속구를 보고 열광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인터넷상에서는 “비에이라의 투구 굉장했다” “비에이라 160km 연발!!” 등의 반응이 있었다. 또한 일본 포털 사이트 ‘야후재팬’의 실시간 검색어에 ‘비에이라’가 순위권에 진입하는 등 주목을 끌었다. 비에이라의 NPB 최고 구속은 지난 시즌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재팬시리즈에서 기록한 164km다. 2016년에는 미국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167km를 기록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비에이라가 “아직까지는 스피드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자신의 기록 혹은 오타니가 기록한 165km를 경신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티아고 비에이라는 브라질 상파울루 태생으로 키 193cm 몸무게 113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갖고 있다. 2017년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며, 2018년부터 2년 동안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23경기 등판하여 2승 1패 평균자책점 7.36을 기록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는 지난해부터 뛰고 있다. 올 시즌은 7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다. 김영서 인턴기자 2021.04.19 15:39
연예

[초점IS] '뭉쳐야 찬다' 잇는 '뭉쳐야 쏜다' 사전 열기

농구 드림팀이 완성됐다. JTBC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가 시즌2 격인 '뭉쳐야 쏜다'로 안방극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7일 오후 7시 40분에 첫 선을 보인다. '뭉쳐야 찬다'의 인기를 잇는 또 하나의 대표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이 될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프로그램 라인업 공개 후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종일 오르내리며 시작부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뭉쳐야 쏜다'는 대한민국 심장을 뛰게 했던 스포츠 1인자들이 뭉쳐 전국에 있는 농구 고수들과 대결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뭉쳐야 찬다'를 통해 예능 샛별로 떠오른 허재가 이번엔 감독으로 나선다. '매직히포' 현주엽이 코치를 맡아 허재와 호흡을 맞춘다. 농구 대통령 허재 호는 최근 '상암불낙스'라는 팀명을 확정했다. 여기엔 '발리슛 장인' 이동국을 비롯해 대한민국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 리스트 김기훈·원조 거미손 배구 선수 방신봉·KBO 레전드 포수이자 한국 최초 메이저리그 정식 코치로 발탁된 홍성흔·비운의 유도천재 윤동식이 새롭게 합류하고, 기존 '뭉쳐야 찬다' 멤버였던 안정환·김성주·김용만·여홍철·이형택·김병현·김동현으로 구성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허재와 안정환의 관계다. '뭉쳐야 찬다'에선 안정환이 감독을, 허재는 초반 축구의 '축'자도 모르는 '축알못'으로 벤치를 지키는 선수였다. 그러나 이번엔 권력 구조가 재편돼 의기양양했던 안정환의 모습은 사라지고 첫 등장부터 90도 폴더 인사로 달라진 관계를 예고해 호기심을 자극한다. K리그 축구선수 은퇴 후 본격적인 예능계에 발을 들인 이동국. 그가 아이들과 함께했던 육아 예능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벗어나 예능인 이동국의 진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아빠 이동국의 모습이 아닌 이동국 자체의 날 것 매력이 '뭉쳐야 쏜다'에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보여 멤버들과 어떠한 케미스트리를 보여줄지, 감독 허재 코치 현주엽과는 어떠한 시너지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뭉쳐야 쏜다' 성치경 CP는 "'뭉쳐야 찬다'와 기본적인 구조는 같다. 허재와 현주엽을 중심으로 하나의 농구팀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라고 운을 떼면서 이번 시즌의 차별 포인트에 대해 "농구의 전성기는 90년대였다. 고정 멤버인 김동현을 제외하고 이번 팀원은 90년대 데뷔했거나 그 시절 활약했던 선수들을 중점에 두고 구성했다. 농구의 전성기를 되새기며 그때 그 시절 가장 빛났던 허재, 현주엽과 함께 다시 한번 농구의 붐을 일으키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뭉쳐야 찬다' 허재를 잇는 예능 샛별은 누가 될 것 같은지 묻자 "아직은 잘 모르겠다.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 반응을 통해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로서는 이동국이다. 굉장히 열심히 하더라. 운동적인 능력 면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있다. 농구하면서 ('슬램덩크' 속) 강백호처럼 자기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강한 자신감을 표하더라.(웃음) 근데 단체 예능은 처음이지 않나. 아직 익숙해져야 하는 부분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1.02.02 08:00
스포츠일반

[김식의 엔드게임] 김연아와 마오의 스티커 사진이 보고 싶다

지난 주말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소재는 동계 스포츠였다. 출연진은 김연아의 등장을 고대했다. 한 출연자는 "김연아 선수가 1박2일에 오시면 사비로 (출연료) 2000만원을 드리겠다"는 영상 편지를 띄우기도 했다. 김연아가 빙판을 떠난 지 올해로 7년. 우리는 여전히 '피겨 여왕'을 잊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온 세상이 얼어붙는 겨울이면 더 그렇다. 너무나 정확해서 냉정하게 보였던 동작, 온몸으로 발산한 열정적인 연기가 그립다. 김연아의 '연관 검색어'였던 아사다 마오(일본)의 근황 또한 궁금해졌다. 뉴스를 보니 일본에서는 '제2의 마오'라 불리는 혼다 마린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이다. 아사다는 2017년 스케이트를 벗었다. 피겨 선수로는 은퇴했지만, 그해 12월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에서 완주(4시간 34분 13초)하는 등 제2의 인생을 활발하게 가꾸고 있다. 마라톤을 완주한 뒤 아사다가 환호하는 사진이 보였다. 소셜 미디어(SNS)에 올라온 평범한 일상도 엿볼 수 있다. 빙판 위에서 점프하고, 착지하며, 회전했을 때 아슬아슬해 보였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은퇴 후 그는 선수 땐 엄두도 내지 못했을 야식을 먹는 등 평범한 30대의 일상을 즐긴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일본 '스포츠그래픽넘버'에 실린 아사다의 기고문을 읽었다. 김연아에 관해 쓴 글이다. 1990년 9월 태어난 동갑내기인 둘은 2004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얼굴을 마주하기도 전부터 서로를 알고 있었다. 많이 닮았고, 또 많이 달랐던 한국·일본의 유망주는 만나기 전부터 라이벌이 될 운명이었다. 주니어 시절 김연아와 마오는 승패를 반복했다. 한·일 미디어는 이때부터 둘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그들이 겨우 열대여섯 살 때였다. 아사다는 기고문에 "주니어 시절 연아와 대화할 기회가 많았다. 연아 어머니가 한국 반찬을 주셨고, 내 어머니가 답례로 일식을 드리기도 했다. 연아가 일본에 오면 함께 외출해 스티커 사진도 찍는 등 사이좋게 지냈다"고 썼다. 그 시절 둘은 평범한 10대 친구 같았다. 아사다는 "어른이 되자 주변(미디어와 팬)에서 우리를 라이벌로 다루며 '싸움'에 집중했다. 우리에게 거리감이 생겼다. 승부의 세계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유감스러운 일이었다. 그건 연아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인터뷰에서 '스케이팅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했지만, 나 역시 연아를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정상에 올랐을 때도 추월 당할 날이 올 것 같아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땄다. 피겨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무대였다. 아사다는 은메달을 땄다. 아사다는 분해서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 결과를 보고 김연아를 모차르트, 아사다를 살리에리에 대입한 (한국)사람들이 많았다. 한 달 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둘의 순위가 바뀌었다. 그래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김연아를 너무 사랑했고, 그가 너무 자랑스러웠다. 또 일본을 이기고 싶은 '국뽕'이 너무 컸다. 라이벌의 어원은 강(river)이라지만, 김연아와 아사다 사이에는 거대한 대한해협이 가로막고 있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둘의 싸움은 끝났다. 김연아가 은메달을 땄고, 아사다는 6위에 머물렀다. 그때 우리는 편파 판정(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에 분노했다. 한편으로 아주 조금은 '아사다에게 지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아사다는 기고문에 "소치 올림픽이 끝난 뒤 대기실에서 내가 연아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부탁했다. '이걸로 (라이벌 관계가) 끝나는 거야'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우린 서로에게 '수고했어'라고 말해줬다"고 썼다. 김연아의 마지막 연기가 끝나자 둘은 묘한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다. 열네 살 소녀들에게 어른들이 붙인 싸움을 스물네 살 숙녀들이 끝낸 것이다. 여자 싱글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무대다. 선수나 코치가 아니라면 김연아와 아사다를 동시에 볼 기회는 시상대밖에 없었다. 10년 라이벌이었던 둘이 시상대에서 함께 웃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모든 경쟁을 끝내고 소치 올림픽 갈라쇼에서 만난 김연아와 아사다는 예전과 달라보였다. 함께 웃고 춤추며, 멀어졌다가 가까워진 둘은 얼음 위에서 동료애를 나눴다. 아사다의 회고는 이어졌다. "연아가 없었다면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여기까지) 해낼 수 없었을 거다. '이 정도면 됐다'며 만족했을지 모른다. 연아에게 고맙고, (라이벌 구도를 만든) 언론 관계자분들께도 감사한다. 그런 관심에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김연아의 생각도 비슷했던 것 같다. 2010년 쓴 그의 자서전 『7분 드라마』에서 김연아는 "왜 하필 저 아이가 나랑 같은 시대에 태어났을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 김연아 역시 아사다를 이기기 위해 평생 노력했다는 걸 의심할 수 없다. 라이벌을, 특히 한·일의 경쟁자를 비교하는 건 미디어와 팬들에게 아주 좋은 소재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70년 동안 이보다 더 간명하고 흥미로운 소재는 없었다. 당사자에게 가혹한 면이 있지만, 그게 성취욕을 자극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는 LA 다저스 시절부터 지금까지 좋은 친구로 지내왔다. 같은 다저블루 유니폼을 입었으면서도 마음속에 태극기와 일장기를 품고 뛴 것도 사실이었다. 2010년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아시아인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운 뒤 미국 무대를 떠났다. 은퇴 후 박찬호는 "다른 기록은 몰라도 노모의 123승 기록은 깨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어린 나이에 라이벌 구도에 갇힌 김연아와 아사다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의연했던 것 같다. 어른들이 만든 거리감을 둘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바꿨다. 그리고 발전의 동력으로 삼았다. 아사다는 김연아가 어떻게 지내는지 가끔 궁금하다고 했다. "서로 서른 살이 되고, 각자 다른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연아와) 만날 수 있다면, 다시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려면 내가 한국어와 영어를 더 공부해야겠지만"이라고 했다. 두 나라 팬들의 과한 관심과 애정이 김연아와 아사다를 힘들게도 했던 것 같다. 이들은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다. 함께 외출해서 스티커 사진을 찍었던 어린 시절처럼, 둘만의 추억을 또 만들었으면 좋겠다. 통증과 눈물이 범벅됐지만, 돌아보면 아름답기만 했던 둘의 우정을 위해서. 김식 스포츠팀장 2021.01.13 06:01
축구

국민 가슴 속에 찰칵, 저장~ ‘위로 비타민’ 손흥민

━ 2020 이슈 ⑥ 손흥민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춰선 2020년. 힘들었던 대한민국에 손흥민(28·토트넘·사진)은 ‘위로 비타민’이었다. 1990년대 IMF 외환 위기 당시, 메이저리그(MLB)의 박찬호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박세리는 시련 속 국민의 기를 살려줬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흘러 그 역할을 손흥민이 이어받았다. 박찬호와 박세리 시절, 국민은 TV와 라디오를 통해 두 선수의 활약을 지켜봤다. 요즘 손흥민은 그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국민을 위로한다. 체육 철학자 김정효 서울대 외래교수는 “박찬호 시대가 ‘보이는 위로’였다면, 손흥민 시대는 ‘찾아보는 위로’다. 요즘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정치, 집값, 청년실업 등으로 스트레스받는 국민이 많다. 개인이 직접 스마트폰 등을 통해 손흥민을 검색하고 득점 영상을 돌려보면서 위로를 얻는다. 직접 찾아보니 임팩트는 훨씬 크다. 나도 손흥민 골 영상을 10번 이상씩 돌려보며 전율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민은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잇달아 써내려가는 것을 보며 자긍심을 가진다. 그런 손흥민에게 현지에서도 ‘The history-maker(역사를 만드는 사람)’라는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7월 13일 아스널전에서 10(골)-10(어시스트) 클럽에 가입했다. 9월 20일 사우샘프턴전에서는 한 경기 네 골을 몰아쳤다. 둘 다 프리미어리그 아시아인 최초 기록이다. 10월에는 차범근(98골)을 넘어 한국인 빅리그 최다골(100골) 기록을 세웠다. 12월에는 한 해 최고 골을 시상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푸슈카시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지난해 12월 8일 번리전에서 수비수 6명을 따돌리며 70여m를 치고 들어가 넣은 골로 수상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붙은 그림 같은 골이었다. 2020년은 손흥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 이른바 ‘월드 클래스’로 발돋움한 해다. 토트넘의 조세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리버풀 수비수 출신 제이미 캐러거는 “손흥민은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같은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2017년부터 2년간 영국 레스터셔 러프버러대에서 연구를 수행한 김정효 교수는 “(손흥민은) 현지에서 에누리 없이 월드 클래스 대우를 받는다. 매주 BBC 주말 하이라이트에서 손흥민은 해리 케인(토트넘), 살라와 같은 급이다. 손흥민에 대해 ‘extraordinary(놀라운)’란 표현을 자주 쓴다. 인지도에서 맨유 시절 박지성을 훨씬 앞선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영국 현지에서도 그토록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 김정효 교수는 “손흥민은 동양 선수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켰다. 동양 선수는 언어 문제로 잘 섞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 때부터 ‘인싸(인사이더)’였다. 친화력과 팀에 녹아드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다. 영국에서 동양 선수를 보는 관점은 ‘성실하다’, ‘무조건 열심히 뛴다’였다. 박지성이 그랬다. 동양 선수는 조연 개념이 강했다. 그런데 손흥민에게는 기대하는 게 완전히 다르다. 창조적이고 저돌적이며 큰 경기에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2월에 오른팔 골절 부상, 10월에 햄스트링 부상을 잇달아 당했다. 마법처럼 빨리 회복해 복귀했다. 늘 미소를 잃지 않아 ‘서니 보이’로 불린다. 5월 제주에서 해병대 3주 기초 군사훈련을 수료했는데, 훈련병 중 1등을 해 ‘필승상’을 받았다. 이와 같은 성실함에 겸손함도 갖췄다. 그는 최근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제가 아닌 BTS(방탄소년단) 같다. 저 역시 BTS의 엄청난 팬”이라고 말했다. 그런 손흥민을 국민도 사랑한다.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한국을 가장 빛낸 스포츠 선수’ 설문조사에서 손흥민은 79.7% 지지를 받아 4년 연속 1위에 올랐다. TV를 켜면 손흥민이 출연한 라면, 은행 광고 등이 이어진다.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 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의 이적 시장 가치는 9000만 유로(1204억원)다. 두 달 사이 200억원이 뛰었다. 전 세계 축구선수 중 13위,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7위다. 토트넘과 재계약 협상 중인 손흥민은 주급을 20만 파운드(2억9740만원) 이상 받을 거라는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손흥민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1조988억원으로 평가했다. 2021년에도 손흥민은 새 역사를 계속 써나간다. 우선 아시아인 첫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도전한다. 현재 리그 11골로 득점 공동 2위다. 선두 살라(13골)와 2골 차다. 최근 득점이 주춤한데, 몰아치기에 능하다. 유로파리그를 포함하면 14골-7도움을 기록 중이다.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99골을 기록 중인데, 한 골만 더하면 100골 고지에 오른다. 프로 첫 우승에도 도전한다. 팀이 리그 7위지만 선두 리버풀과 승점 6차다. 리그컵은 4강에, 유로파리그 32강에 올라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득점 후 양손으로 카메라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그는 “이 순간을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민에게도 2020년은 손흥민의 모든 활약 순간을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한 해였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2.30 08:28
스포츠일반

경기장 떠났지만…대한민국 응원하는 치어리더들

“세월호 참사 때 두 달 동안 프로야구 응원을 중단했어요. 그 이후로 일이 없는 적은 처음이에요.” 정영석(39) 응원단장이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4대 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 모두 연기 또는 중단되자 ‘경기장의 꽃’ 치어리더의 응원도 멈췄다. SK 와이번스(야구), 서울 이랜드(축구), KB손해보험(남자배구) 응원을 맡고 있는 JR커뮤니케이션의 치어리더들은 요즘 집 밖으로 나올 일이 없다. 가장 마지막으로 응원한 건 지난달 23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홈 경기였다. 한 달 가까이 ‘강제 휴식’ 중이다. 일을 잃은 치어리더 8명과 응원단장을 만났다. 치어리더 10년 차 오지연(30)은 “일이 많을 때는 한 달에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기업 체육대회, 학교 축제 등의 행사를 하루에 두 개씩 소화했다”며 “4대 프로 스포츠가 모두 열리는 3월이 가장 바쁜 시기다. 전국을 돌며 프로농구와 배구 플레이오프, 프로축구 개막, 프로야구 홍보로 정신없을 때다. 하지만 요즘은 경기가 열리지 않아 수입도 전혀 없다. 어린 동생들이 더 걱정”이라고 했다. 치어리더팀은 구단과 시즌 별로 계약한다. 치어리더들은 대부분 월급이 아닌 일당을 받는다. 연차에 따라 다르지만, 일당은 10만~15만원 선이다. 치어리더 한 명이 1년 동안 야구 90경기, 배구 36경기, 축구 18경기 정도 소화한다. 대전에서 올라온 2년 차 오채현(23)은 “부푼 꿈을 안고 상경했는데 마음이 아프다. 더 열심히 준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애써 웃었다. 이다연(27)은 “지난해 무릎을 다쳐 6개월간 쉬고 다시 시작하려던 참에 코로나19가 확산됐다. 지금은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김도아(26)도 “당장 월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피팅모델 등 단기 알바를 하고 있다”고 했다. 팀원 김맑음(31)은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다른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정영석 응원단장은 “치어리더들은 사실상 무급휴가 상태다. 우리보다 훨씬 힘든 이들도 있다. 다른 팀 응원단장은 택배 기사 알바를 시작했다. 폐업한 음향업체와 물류센터도 있다”고 전했다. 축구팀 서울 이랜드는 지난달 출정식과 유니폼 발표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야외 행사가 아닌 탓에 치어리더 2명만 다녀왔다. 이지현(25)은 “실내 공간에서 카메라 앞에 서니까 긴장됐다”고 했다. 그나마 이런 온라인 행사도 거의 열리지 않는다. 박한솔(25)은 “아침에 눈 뜨면 확진자 수부터 확인한다. 코로나19의 외국 현황과 백신 관련 뉴스도 열심히 검색한다”고 말했다. 23일 재개할 예정이었던 치어리더 연습이 미뤄졌다. 오지연은 “시즌이 언제 시작될지 모르니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 동생들에게 지난해 응원 영상을 보내줬다. 각자 집에서 거울을 보고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현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매트를 여러 장 깔고 연습한다”고 했다. 스포츠 팬이기도 한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팬들이 스포츠를 마음껏 즐기길 염원하고 있다. 안주연(21)은 “김광현 투수가 메이저리그로 떠났지만 SK의 새 외국인선수들이 잘한다는 기사를 봤다. 축구팀 이랜드는 유니폼에 새겨진 표범처럼 강렬한 축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웃었다. 박현영(21)은 “팬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생활하기 괜찮으냐고 걱정해주신다. 하루빨리 단상에 올라가 코로나19에 지친 국민에게 힘을 주고 싶다. 올해는 파워풀하면서 귀여운 안무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모인 치어리더들은 인터뷰가 끝난 뒤 안무를 맞춰봤다. 집에서도 연습한 덕분인지 ‘칼군무’는 여전했다. 정영석 응원단장은 “다들 컨디션이 정말 좋다. 팬들을 다시 만날 날은 금방 돌아올 것이다. 우리보다 더 힘든 분들도 많다. 우리, 대한민국을 응원하자”고 외쳤다. 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3.19 08:31
스포츠일반

한국서만 못 본 ‘지상 최대 스포츠 쇼’ 수퍼보울

제54회 미국 프로풋볼(NFL) 수퍼보울이 3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미국 내 열기는 뜨거웠다. 티켓 재판매 사이트의 1층 관중석 입장권 가격은 2000만원을 훌쩍 넘겼다. 30초짜리 광고 단가는 최고 560만 달러(약 66억원)였다.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에 31-20으로 역전승하며 50년 만에 정상에 섰다. 외신도 실시간으로 수퍼보울 소식을 전했다. 그 시각, 한국은 무관심했다. ‘지상 최대 스포츠 쇼’라는데 TV 중계는 없었다.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도 ‘수퍼보울’은 보이지 않았다. 스포츠 커뮤니티에 해외 실시간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 경기 중계를 보는 법이 올라오는 정도였다. 국내 팬의 관심은 프리미어리그(축구)나 메이저리그(야구)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수퍼보울을 시청한다는 전 세계 230여개 국 중에 한국은 없었다. 국내 수퍼보울 중계가 사라진 건 낮은 시청률 탓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수퍼보울을 3년간 중계했던 MBC스포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시청률이 0.323%였다. 프로농구 시청률이 보통 0.2% 안팎이고, 프로야구가 1%대다. 수퍼보울의 상징성을 생각하면 아쉬운 시청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고도 기대만큼 들어오지 않는다. 수퍼보울 광고 단가가 가장 비싸다는 말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NFL은 정규리그와 수퍼보울이 패키지 판매다. 수퍼보울 한 경기만 보고 시즌 전체를 중계하는 건 무리다. NFL 중계권료 자체가 저렴한 편이지만, 그마저도 광고 수입으로 충당이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스포츠 채널 관계자도 “시청률이 높아도 광고 수입으로 직결되지 않는 게 현실인데, 시청률도 안 나오는 수퍼보울 중계는 위험 부담이 커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잘라 말했다. NFL의 국내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인 스타의 부재다. 올 시즌 NFL의 한국인은 애틀랜타 팰컨스 키커 구영회(26)뿐이다. 2년 만에 NFL에 복귀한 그는 아직 스타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스포츠 중계권 업계 관계자는 “시청률이 어느 정도 나오는 종목이나 리그는 대개 한국인 스타가 활약한다. 프리미어리그(손흥민), 메이저리그(류현진)가 대표적이다. 한국 스포츠 팬은 단순히 경기를 보기보다 한국 선수의 해외 적응과 활약상을 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NFL에는 한국인 스타가 없는 게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시청률이 오를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MBC스포츠플러스 관계자는 “경기가 주로 새벽에 열리는 데도, 구영회가 나오는 경기는 순간 시청률이 0.2%까지도 오른다. 한국 선수가 잘하면 관심이 커진다는 건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NFL 3년 차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25)는 캔자스시티의 50년 한을 풀어줬다. 캔자스시티는 수퍼보울 첫 우승이던 1970년에 이어 두 번째 정상에 섰다. 마홈스는 패스 시도 41번 중 26번을 정확하게 연결했고, 터치다운 패스 2개를 포함해 286 패싱 야드로 활약했다. 특히 10-20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4쿼터에 극적인 터치다운 패스 2개를 성공시켜 역전승을 이끌었다. USA투데이는 “마홈스가 우승 마법을 부렸다”고 표현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마홈스는 MVP와 수퍼보울 우승을 모두 차지한 최연소 선수(24세 138일)가 됐다. 수퍼보울 하프타임 공연도 주목받았다. 톱스타가 나오는 하프타임 공연에는 지금까지 마이클 잭슨(1993년), 레이디 가가(2017년), 마룬파이브(2019년) 등 당대 스타가 출연했다. 올해는 경기 장소인 마이애미가 라틴계 문화의 중심인 만큼 라틴팝 스타 제니퍼 로페즈와 샤키라가 합동 공연을 펼쳤고, 역대 최고의 쇼였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0.02.04 08:49
야구

선수단은 한국의 오클랜드, 프런트는 사고뭉치

선수단은 매년 뜨거운 가을을 선사한다. 프런트가 그 땀의 가치를 수포로 만든다. 팀 명이 바뀌어도 히어로즈 프런트의 방만한 경영은 여전하다. 한국시리즈 진출팀 키움이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한 매체는 지난 29일 2군 선수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해 소개하며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측근들이 상식 수준을 웃도는 대우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하루가 지난 뒤 구단은 2군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고위직이 받는 '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이 없었다. 히어로즈는 수년째 프런트의 과오로 구단 이미지가 실추하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범죄'라는 단어와 연관 검색어가 됐다. 그는 빌리 장석으로 불렸다. 메이저리그 구단 오클랜드의 혁신을 주도한 빌리 빈 단장과 비견됐다. 모기업의 지원 없이도 야구단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어필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성적까지 따라주자 그를 향한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구단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은, 빌리 장석이라는 이장석 본인이다. 몰락을 자초했다. 그는 구단을 인수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재미교포 사업가인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으로부터 20억 원을 투자받았다. 지분 40%를 주는 조건이었다. 이후 구단은 성장했다. 2011년에 홍 회장이 한 강연회에서 이와 같은 사실을 전하자 경영권을 사수하려는 이 전 대표는 단순 투자금이었다며 입장을 바꿨다. 분쟁이라는 표현이 무색했다. 대한상사중재원은 2012년 12월 "히어로즈는 홍 회장에게 지분 40%에 해당하는 주식 16만4000 주를 양도하라"고 판결했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채무부존재확인 소송까지 했다. 바로 기각됐다. 그리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임 횡령 혐의도 나왔다. 경영권을 지키려다가 제 발에 넘어진 셈이다. 야구장 내 매점 임대보증금 반환 사용 명목으로 장부를 조작한 뒤 개인 비자금으로 활용한 혐의가 있었다. 회삿돈으로 지인의 술집 인수 비용을 지원한 혐의도 있었다. 2018년 2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장석 전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부외 자금 조성으로 인한 횡령 부분에 대해 불법 영득 의사가 없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무실 개인 금고에 보관해 필요에 따라 사용한 정황이 인정됐다. 허위 거래, 예금 계정을 활용해 회사 자금을 반출·횡령한 혐의도 관련 인물들의 진술, 취급 근거와 그에 대한 결정 경위에 대한 설명이 일관되지 않다고 봤다. KBO는 이러한 판결이 나온 당일 리그 규약 제152조 5항에 따라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직무 정지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부칙 제1조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를 적용해 영구 실격 처분을 내렸다. 현직이든 전직이든 구단 경영자의 이슈로 온갖 부정적인 단어가 나왔다. 야구를 사랑하는 젊은 경영자로 각광 받았기에 배신감도 컸다. 애먼 선수단도 영향을 받았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흔적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히어로즈 경영진은 2018년 5월에는 리그 신뢰도를 추락시킨 '뒷돈 트레이드' 파문의 중심이었다. SK를 제외한 여덟 구단과 실시한 12건의 트레이드에서 현금을 주고받고 축소 또는 누락 발표했다. 뒷주머니로 챙긴 돈은 무려 131억 5000만 원이다. 어둠 속 관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 사건이다. 위법과 편법이 만연한 리그에 야구팬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누적된 논란에 피로감이 쌓였고 행동으로 표출됐다. 올 시즌 800만 관중 유치에 실패한 시발점으로 봐도 무방하다. 히어로즈 구단 고위직 인사도 꾸준히 논란의 중심이 됐다. 올 시즌 개막 직전에는 임은주 단장을 선임했다가 열흘 만에 교체했다. 그가 축구단 단장 재직 시절에 여러 송사와 의혹에 휩싸였던 점이 재조명되면서 여론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이장석 전 대표가 표면적으로 물러난 뒤 내부에서 알력 다툼이 있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허민 구단 이사회 의장도 그동안 쌓은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내렸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구단주를 하며 인프라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미국 독립리그 마운드까지 오르며 유별난 야구 사랑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난 6월, 키움 퓨처스팀에서 선수들과 캐치볼을 하고 자신이 던지는 공을 치게 했다. 구단은 해명했지만 '갑질' 논란이 유독 민감하게 여겨지는 시국이었기에 논란은 더 커졌다. 키움 선수단은 2년(2018~2019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투혼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름 없는 영웅이 꾸준히 등장해 뜨거운 가을을 만들었다. 그러나 박수받아야 할 시점마다 프런트가 엇박자를 낸다. '저비용 고효율' 야구를 실현하고 있는 키움의 1, 2군 선수단이 프런트 고위직이 배를 채우고 권력을 남용하는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희수 기자 2019.10.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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